초록 바람에 자귀나무 꽃술 붉은 부채춤이 골목길 담을 넘어 유월의 노래를 들려주던 유치원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신작로 끄트머리 삼색원통이 팽이처럼 도는 이발소엘 갔다. 주렴 젖히고 들어서면 긴 거울 속에도 있는 덩치 큰 의자들, 포마드와 무스크musk 스킨향 뒤엉킨 낯설음이 있었다. 이발사는 의자 팔걸이에 빨래판을 걸쳐놓고 나를 들어앉히며 말했다. “움직이지 마라, 예쁘게 되지 않거든.” 바리캉에 허전해진 거울 속의 낯선 머리가 계면쩍어도 고개 못 돌리고 눈만 삼빡 치켜뜨다가 폭포수 떨어지고 여덟 마리 돼지새끼가 어미젖을 빨고
우리는 이에 대한민국이 서양의 문화인 등산登山에서 독립한 입산入山의 나라임과 대한민국 사람이 자주적인 산행을 즐기는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 사상인 입산의 큰 의미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우리의 고유한 산행의 아름다운 권리를 영원히 누리고 드높은 산격山格을 통해 행복을 가지게 하려는 바이다.5천년 역사의 삼천리금수강산을 즐기기 위해 이를 선언함이며, 5천만의 마음을 합하여 이를 두루 펴서 밝힘이며, 영원히 한결같은 한국인의 빛나는 산행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
히말라야산맥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nnapurna Bace Camp(4,130m) 트레킹을 하다 보면 로지Lodge마다 아주 특별한 안내판trail map board을 만나게 된다. 단순한 정보전달에 그치지 않는 독특함은 엉성한 지도와 잘 그린 개념도를 버무린 듯하다. 이 매력적인 그림에 빠져 한참 들여다보면 무지개 저편의 멋진 세상이 펼쳐져 있다. 긴 트레킹으로 인해 무거워진 발걸음은 이내 피로가 풀리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낯선 길들은 벗이 되고 그 길 위에서 만들어질 이야기들은 뭉게구름 같은 그리움이 되어 모락모락 피어난다.